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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범죄도시1, 캐릭터로본 조직폭력배의 현실

by 별빛청하 2025. 3. 29.

 

 

영화 '범죄도시1'은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생생한 캐릭터 묘사를 통해 조직폭력의 현실을 드러냅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 속 주요 인물들을 통해 한국 조직폭력의 구조와 심리를 분석하고, 그들이 보여주는 폭력성과 생존 방식, 그리고 현실과의 접점을 살펴봅니다. 단순한 오락을 넘어선 이 영화는 범죄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돕는 흥미로운 자료로 작용합니다.

장첸 캐릭터의 폭력성

범죄도시1에서 윤계상이 연기한 장첸은 조직폭력배의 극단적 폭력성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중국 하얼빈 출신으로 설정된 장첸은 한국 내에서 불법적으로 활동하는 범죄조직의 우두머리로, 조직 내의 위계질서보다도 개인의 위압적 폭력으로 세를 장악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의 캐릭터는 전형적인 ‘이방인 범죄자’의 틀을 따르면서도 독특한 카리스마와 잔혹성을 지니고 있어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장첸의 폭력은 단순한 힘의 과시가 아니라, 조직폭력 내에서 생존하고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필수 수단처럼 묘사됩니다. 이는 현실 속 조직범죄자들이 어떻게 구성원 간 서열을 유지하고 외부에 공포를 조성하는지를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특히 영화 초반의 금전거래 폭력 장면과 중반부의 잔인한 폭행 시퀀스는 현실에서의 ‘충격요법’ 및 ‘심리적 지배’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장면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장첸은 말을 아끼고 행동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캐릭터로 그려지는데, 이는 실제 조직 내에서 말보다 실천, 결과를 중시하는 문화를 반영합니다. 그의 과묵함과 눈빛, 예측 불가한 폭력은 ‘조직폭력의 불문율’을 상징하며, 관객들은 이 캐릭터를 통해 조직범죄의 무자비함과 비인간적인 구조를 체험하게 됩니다.

마석도 형사의 대척점 역할

반대로 마동석이 연기한 마석도 형사는 장첸과 정반대의 지점에서 조직폭력에 맞서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그는 단순히 정의로운 형사를 넘어서, 조직폭력과의 물리적·정신적 충돌을 통해 사회 질서를 지키는 상징적 존재로 그려집니다. 마석도는 ‘정의 구현’보다는 ‘질서 유지’에 초점을 맞춘 캐릭터로, 현실 경찰이 갖는 한계와 동시에 가능성을 상징합니다.

영화 속에서 마석도는 불법체류자, 이주노동자, 조폭 등 다양한 계층과 얽힌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폭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경찰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그가 사용하는 폭력은 ‘제압’이라는 명분 아래 조직폭력의 폭력성과 충돌하며, 영화는 이 두 폭력의 충돌을 통해 관객들에게 ‘정당한 폭력’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현실에서도 조직범죄를 다루는 형사들은 법과 규범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마석도는 그러한 딜레마 속에서도 강단 있는 선택을 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그는 조직폭력의 생리를 잘 알고 있는 인물이며, 때로는 그들의 방식으로 대응하기도 합니다. 이 점에서 마석도는 조직폭력에 대한 사회의 대응방식과 문제의식을 동시에 상징하는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조직 내 조연 캐릭터의 현실 반영

‘범죄도시1’의 진정한 강점 중 하나는 주연 외에도 다양한 조연 캐릭터들이 조직폭력의 내부 구조를 생생하게 묘사한다는 점입니다. 장첸의 오른팔 ‘위성락’, 마석도 팀의 형사 ‘전일만’ 등은 단순한 배경 캐릭터가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조직의 일면을 드러내는 인물들입니다. 위성락은 조직 내에서 권력을 얻기 위해 잔혹함을 강화하는 인물로, 조직폭력 내부의 경쟁 구조와 잔혹한 생존 게임을 상징합니다.

또한 전일만 형사 같은 조연들은 형사팀 내 조직문화와 형사 개개인의 삶의 무게를 보여줍니다. 이들은 마석도와 함께 작전을 수행하면서도 현실적인 문제(예: 승진, 예산, 체력적 부담 등)로 고민하며, 조직범죄에 맞서는 경찰 내부의 문제와 구조적 어려움을 드러냅니다.

영화에서 이런 조연들의 디테일한 설정은 조직폭력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조직 내 계층, 충성도, 내부 배신과 생존 방식 등은 영화 속 캐릭터를 통해 극적으로 묘사되며, 이는 실제 범죄조직의 내부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캐릭터를 통해 본 조직폭력의 구조는 단순한 상하 관계를 넘어선 심리적·전략적 게임임을 보여줍니다.

‘범죄도시1’의 캐릭터들은 단순한 영화적 창작물이 아닌, 현실의 조직폭력 구조와 인간 군상을 반영하는 창이다. 장첸의 폭력성, 마석도의 대응 방식, 그리고 조연들의 다층적 서사는 조직범죄에 대한 입체적 시선을 가능하게 한다. 이 영화를 다시 보며 현실 속 폭력의 구조를 이해하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